ddm /release 2025.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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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사용설명서 chapter 2
/잠자는 엉덩이, 뻣뻣한 고관절
잠자는 엉덩이,
뻣뻣한 고관절
/mom manual
/몸 사용설명서
chapter 2
/잠자는 엉덩이, 뻣뻣한 고관절
2025.9.20
혹시 나도…
“엉덩이 기억 상실증?”
현대인의 생활 방식은 많은 편리함을 주지만, 그만큼 몸의 균형은 점점 무너지고 있습니다. 지난 칼럼에서 소개했던 ‘거북목’이 책상 앞에서 만들어졌다면, 이번에는 오래 앉아 있는 생활이 불러오는 엉덩이와 고관절 문제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오래 앉아 있을 때, 내 몸에 생기는 변화
의자에 앉아 있는 시간이 하루 대부분인 생활은 단순히 ‘허리에 무리가 간다’는 수준이 아닙니다. 엉덩이 근육은 오랫동안 움직이지 못한 채 눌리게 되고, 점차 기능이 약화되며 잠들어버립니다. 말랑말랑 쿠션처럼 앉는 부위로만 생각했던 엉덩이는 사실 걷기, 뛰기, 허리 지지 등 몸 전체의 ‘엔진’ 같은 역할을 하죠.
엉덩이를 제대로 쓰지 않게 되면, 허리나 허벅지가 그 일을 대신 떠맡게 되고, 그 결과 몸 곳곳에 피로와 통증이 퍼집니다. 또 한 가지, 엉덩이 앞쪽에 위치한 장요근, 대퇴직근 같은 고관절 굴곡근들은 계속 앉아 있는 동안 점점 짧고 뻣뻣해지며 굳어버립니다.
이 근육들은 허리, 골반, 다리를 이어주는 다리의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이 부위가 굳으면 허리 통증, 골반 틀어짐, 무릎과 발목까지 영향을 주어 몸의 전체적인 균형이 흐트러질 수 있습니다.
요가할 때
허리가 아프다면?
후굴 자세에서 주의할 점
뒤로 젖히는 요가 자세인 ‘후굴(backbend)’은 단순히 유연함을 보여주는 동작이 아닙니다. 이 자세는 오랫동안 굳어 있던 고관절 앞쪽을 열고, 엉덩이 근육을 깨우는 중요한 수련입니다.
하지만 엉덩이 근육이 작동하지 않은 상태에서 자세만 흉내 내면 몸은 허리를 무리하게 꺾으며 보상 작용을 하게 되고 결국 허리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고관절 앞쪽은 부드럽게 열리고, 엉덩이 뒤쪽은 단단하게 힘이 들어간 후굴. 바로 그 균형 속에서 회복이 시작됩니다. 중요한 건 자세의 모양보다 감각이에요. 지금 내 몸의 어떤 부위가 열리고, 어디에 힘이 들어가야 하는지를 느끼며 수련해 보세요.
후굴에서의
엉덩이 사용법
“엉덩이를 써라”는 말의 진짜 의미
“후굴할 땐 엉덩이를 써야 해요”
요가 수련 중 이런 말을 많이 들어보셨을 거예요. 하지만 단순히 엉덩이에 힘을 ‘꽉’ 주는 것만을 말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과한 긴장은 허리에 부담을 줄 수도 있어요. 중요한 건 어디에, 얼마나, 어떻게 힘을 쓰느냐입니다. 엉덩이의 핵심 근육인 대둔근은 위쪽과 아래쪽 섬유가 서로 다른 역할을 해요.
상부 섬유: 다리를 바깥으로 벌리고, 골반과 무릎을 안정시킵니다.
→ 하지만 후굴에서 이 부위가 과하게 쓰이면 무릎이 벌어지고 허리가 꺾이게 됩니다.하부 섬유: 다리를 뒤로 뻗고 안으로 모으는 힘을 냅니다.
→ 이 하부 섬유가 바로 ‘고관절을 부드럽게 여는’ 열쇠입니다.
안정적인 후굴을 위한 3가지 팁
1.
무릎이 바깥으로 벌어지지 않도록 허벅지 안쪽을 지그시 모아요.
마치 허벅지 안쪽이 서로 가까워지는 느낌으로요.
2.
엉덩이는 꽉 조이지 말고, 하부 섬유(엉덩이 아래쪽)에 30~50% 힘을 줘요. 그 힘이 고관절을 부드럽게 밀어 올리는 느낌이에요.
3.
허리를 꺾는 게 아니라, 골반이 앞으로 길어지면서 가슴이 열리는 흐름을 느껴보세요.
엉덩이를 깨우기 전에
꼭 해야 할 일
고관절 굴곡근(앞쪽) 이완
엉덩이 근육이 움직이기 위해선 먼저 앞쪽 고관절 근육(장요근/대퇴직근)이 충분히 이완되어야 해요. 이 부분이 짧아져 있으면 엉덩이는 아무리 힘을 주려 해도 반응하지 않거든요. 다음과 같은 동작으로 고관절 앞쪽 근육을 먼저 부드럽게 풀어주세요.
로우런지 자세 (Low Lunge)
골반을 부드럽게 앞으로 밀어내며 뒷다리 앞쪽이 늘어나는 걸 느껴보세요. 이때 꼬리뼈를 살짝 안으로 말아 넣어 허리가 과도하게 꺾이지 않도록 합니다.
숩타 비라아사나 (눕는 영웅 자세)
무릎을 접고 등을 대고 뒤로 눕는 자세로, 앞 허벅지와 고관절을 깊이 이완시켜 줍니다. 무릎이 골반 너비보다 넓어지지 않게 하고, 꼬리뼈를 살짝 말아 허리가 바닥에서 과도하게 뜨지 않도록 합니다. 무릎이나 발목에 무리가 간다면 쿠션과 볼스터 등을 활용해 편하게 해 주세요.
이젠 엉덩이를
깨워야 할 시간
둔근(엉덩이) 활성화 자세
고관절 앞쪽이 잘 풀렸다면, 이제는 엉덩이에 시동을 걸어봅니다.
브릿지 포즈 (세투반다사르방가아사나)
발로 특히 발 뒤꿈치로 바닥을 밀어내며 골반을 들어 올려요. 엉덩이 아래쪽 섬유와 햄스트링이 함께 작동하는 걸 느껴보세요. 무릎이 벌어지지 않게 정렬을 유지하세요. 무릎이 벌어질수록 엉덩이의 위쪽 섬유가 활성화되어 허리에 부담이 갈 수 있습니다.
메뚜기 자세 (살라바아사나)
엎드린 상태에서 다리를 뻗고 들어 올립니다. 복부는 바닥을 지그시 눌러 허리가 꺾이지 않도록 하고, 엉덩이의 힘으로 다리를 끌어올려요.
매트 밖에서도 균형은 계속되어야 해요
요가 수련을 통해 몸의 균형을 찾았다면, 그 감각을 매트 밖의 일상으로 자연스럽게 이어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매트 위의 요가가 몸을 깨운다면, 매트 밖의 습관은 그 힘을 이어가게 합니다.
누구나 오랜 시간 앉아 있을 수밖에 없는 일상을 살아가지만, 작은 실천만으로도 몸의 부담을 줄이고 균형을 되찾을 수 있습니다.
일상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작은 습관들
1. 앉는 법 다시 보기
허리를 꼿꼿하게 세우려 하기보다는 좌골(엉덩이뼈)이 의자에 균형 있게 닿도록 앉아보세요. 만약 오랜 시간 앉아야 한다면 허리 뒤에 작은 쿠션을 받쳐 허리 곡선을 유지해 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2. 허벅지 앞 풀어주기
오래 앉아 있으면 고관절 앞쪽 근육들(장요근, 대퇴직근)이 점점 짧아집니다. 1시간에 한 번씩이라도 잠시 일어나 주세요. 두 발로 잘 서서 한쪽 무릎을 접고 발목을 잡아 엉덩이 쪽으로 당기며 허벅지 앞을 스트레칭해 주세요. 이때 골반이 앞으로 빠지지 않게, 꼬리뼈를 살짝 말아 넣어 줍니다.
3. 허벅지 뒤도 함께 풀어주기
앉아 있는 동안 접혀 있는 무릎 뒤 햄스트링 역시 점점 짧아지고 굳어갑니다. 앞쪽과 뒤쪽 근육이 동시에 뻣뻣해지면, 골반은 틀어지고 허리에 무리가 생길 수 있습니다.
자기 전 벽에 다리 올리기 자세를 추천해요.
바닥에 등을 대고 누운 뒤, 다리를 벽에 기대어 곧게 올려보세요. 허리에 불편한 느낌이 든다면 허리 아래에 수건을 말아 넣어 척추 곡선을 유지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자연스럽게 허벅지 뒤가 이완되고, 허리의 긴장도 풀리는 걸 느낄 수 있을 거예요.
마무리하며
몸은 기억하고, 회복할 수 있어요
오래 앉아 있는 습관이 만든 패턴을 무심코 방치하면, 통증과 불균형은 쌓이게 됩니다. 하지만 요가 수련 속에서 내 몸을 알아차리는 시간을 갖는다면, 몸은 다시 천천히 균형을 찾아가요.
지금 이 글을 앉아서 보고 계시다면, 잠시 자세를 점검해 볼까요?
엉덩이를 등받이 쪽으로 당겨 앉고, 척추를 바르게 세워봅니다. 그리고 지난 칼럼에서 다루었던 목의 정렬도 다시 한번 체크해 주세요. 턱은 살짝 당기고, 뒷목은 길게 늘려주세요. 조금 어색하게 느껴지시나요? 그럴 수 있어요. 우리는 익숙함 속에서 편안함을 느끼게 됩니다. 정작 그것이 올바른 자세가 아닐 수 있다는 것을 알아차릴 때, 몸은 조금씩 긍정적인 변화를 시작합니다.
생활 속에서 무심코 지나쳤던
나의 자세를 알아가는 시간,
다음 달 <몸 사용 설명서>에서
다시 만나요.🟡
Written Kim_A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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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M은 건강한 지구인에 대한 이야기를 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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