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m /release 2025.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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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가르침, 요가 철학의 이름으로”
chapter 1
yama
첫번째 이야기, 야마
2025.7.10
친구와 다투지 않기, 거짓말하지 않기, 감사하는 마음 갖기, 욕심 부리지 않기. 어릴 적 수없이 들었던 말들입니다. 그때는 몰랐지만 이 단순한 가르침들은 삶을 조용히 이끄는 나침반이었습니다.

요가 철학은 우리가 어릴 때부터 배워온 삶의 태도와 닿아 있습니다. 고전 요가 경전인 『요가 수트라』에는 모든 요가 사상의 토대가 되는 야마(yama यम)와 니야마(niyama नियम)를 삶의 지침이자 윤리적 규율로 제시합니다. 야마는 ‘자제’라고 번역되며,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지켜야 할 다섯 가지 태도- 비폭력, 진실함, 훔치지 않음, 지나치지 않음, 무소유를 포함합니다. 니야마는 ‘준수’라고 하며, 자신과 맺는 다섯 가지 약속- 순수함, 만족, 자기 단련, 자기 탐구, 내맡김으로 구성됩니다. 우리가 어릴적부터 마음속 어딘가에 간직하고 있던 익숙한 지침들과 닮아있습니다.
요가는 단순히 몸의 움직임만을 말하지 않습니다. 그보다 더 깊은 차원에서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 방식과 마음의 태도를 돌아보게 합니다. 요가 매트 위의 수련은 결국 매트 밖의 일상으로 이어집니다. 야마와 니야마는 ‘무엇을 할 것인가’보다 ‘어떻게 존재할 것인가’를 끊임없이 질문합니다.
이번 ddm에서는
야마에 대해서
깊이 들여다보려 합니다.

야마(yama, यम), 함께 살아가는 연습.
›나와 타인, 자연과 맺는 관계 속에서 지켜야 할 삶의 태도
⋅ 비폭력(아힘사)
⋅ 진실함(사티야)
⋅ 훔치지 않음(아스테야)
⋅ 지나치지 않음(브라마차리야)
⋅ 무소유(아파리그라하)
◗ 비폭력: 아힘사 ahimsa/ 해치지 않기, 다정하게 살아가기
아힘사, 기억하시나요? 7월 ddm ‘되도록 채식, 칠분의오’ 편에서 언급되었던 이 단어는 요가 철학에서 가장 먼저 등장하는 삶의 지침입니다. ‘비폭력’으로 번역되지만, 아힘사는 단순히 물리적인 폭력을 피하는데 그치지 않습니다. 말과 행동뿐 아니라 생각과 시선 속에도 폭력이 있을 수 있음을 말합니다.
우리는 조급함에 휩쓸릴 때, 두려움과 무력감에 갇힐 때, 가장 먼저 자신에게 폭력적이 되곤 합니다. 거친 말, 비난, 자책이 스스로를 찌르고, 그 에너지는 결국 타인에게도 전달됩니다. 아힘사는 나는 지금 나를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타인을 돕고 싶은 마음 안에 과도한 개입과 통제가 섞여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게 합니다.
사랑은 아힘사의 핵심입니다. 그 시작은 자기 자신을 다정하게 바라보는 것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자신의 불완전함을 유머로 품을 수 있을 때, 우리는 타인의 실수에도 연민으로 반응할 수 있습니다.
“당신을 바라보는 눈들은 저마다 당신이 견디기 힘든 어떤 일을 경험했을 것이다.” -루실 클립튼

아힘사는 나와의 관계를 넘어 타인과의 관계, 나아가 자연과의 관계까지 아우르는 태도입니다. 우리가 자신에게 더 부드럽게 말할 때, 타인의 실수에 여유를 가질 때, 자연을 이용의 대상으로만 보지 않을 때 아힘사는 비로소 삶에 녹아들기 시작합니다.
◗ 진실함: 사티야 satya/ 나에게 먼저 솔직해지는 용기
사티야는 ‘진실됨’을 뜻하며, 단순히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을 넘어 자신과의 관계에서 진실해질 것을 요구합니다. 진실함은 나를 숨기지 않고, 지금 여기의 나를 다정하게 인정하는 연습입니다. 그 연습이 계속될 때, 우리는 비로소 ‘진짜 나’로 살아가기 시작합니다.
우리는 종종 타인의 기대에 맞추기 위해, 혹은 관계를 지키기 위해 내 마음의 진실을 감춥니다. 하지만 진실이 없는 친절은 오래가지 못하고, 결국 관계를 흐리게 만듭니다.

진실은 때때로 죄책감과 불편함을 동반하지만, 그 과정을 통해 우리는 자기 신뢰를 회복합니다. 스스로에게 솔직해질수록, 타인과의 관계도 더 투명해지고 불필요한 후회와 감정 소모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사티야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는 연습입니다. 내가 피하고 싶은 감정, 회피하고 싶은 말, 그리고 끝내 마주해야만 하는 내 마음의 중심을 바라봅니다. 내 마음의 중심에서 우러난 진실은, 나와 타인 모두를 자유롭게 합니다.
◗ 훔치지 않음: 아스테야 asteya/ 부족함을 멈추는 연습
아스테야는 ‘훔치지 않음’을 뜻하지만 단순히 남의 물건을 가져오지 않는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우리는 종종 타인의 시간, 관심, 에너지, 심지어 가능성까지도 무심코 훔치며 살아갑니다. 남들과 자신을 비교하면서 느끼는 열등감, 남보다 앞서고 싶은 마음, 누군가의 성취를 질투하는 시선— 이 모든 것은 아스테야의 정반대이며, 결국 우리는 삶의 중심에서 멀어지게 됩니다. 타인의 것을 욕망하는 순간, 우리는 자기 삶에 집중할 기회를 놓치게 됩니다.

우리는 지구의 자원과 미래의 시간, 심지어 자신의 성장 기회까지도 훔치며 살아갑니다. 완벽을 향해 자신을 다그치고, 쉼 없이 다음을 향해 달리는 조급함 속에서 스스로를 소모시키며 살아가곤 합니다. 우리는 자신을 따라잡을 시간, 휴식하고, 성찰하고, 곰곰이 생각할 시간이 필요합니다. 삶을 온전히 경험하고, 숙고하고, 그 경험이 우리 안에 통합되게 할 시간입니다.
아스테야는 묻습니다. ‘당신의 삶은 충분한가요? 아니면 충분함을 느끼지 못해 타인의 것을 부러워하고 있지는 않나요?’
우리의 욕망은 생명력이며 그 욕망은 역량을 키우는 방향으로 향해야 합니다. 진짜 나의 길에 집중할 때, 우리는 더 이상 타인의 것을 훔치지 않게 됩니다. 그리고 그 순간 우리 앞에 기쁨과 가능성의 세계가 열립니다.
◗ 지나치지 않음: 브라마차리야 brahmacharya/ ‘충분한 순간’을 알아차리는 감각
브라마차리야는 흔히 ‘절제’나 ‘금욕’으로 번역되지만, 요가 철학에서는 삶을 신성하게 대하는 태도를 뜻합니다. 모든 행동 속에서 성스러움을 알아차리고 우리를 성스러운 자리로 이끄는 매 순간에 주의를 기울이라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우리는 ‘조금 더’라는 말에 익숙합니다. 조금 더 열심히, 조금 더 많이, 조금 더 빨리. 그러다 보면 멈춰 설 줄 모르고 만족을 느끼기도 전에 이미 다음으로 달려갑니다. 무엇이든 넘치면 본래의 생명력을 잃게 됩니다. 음식을 너무 많이 먹으면 몸이 무거워지듯, 욕망을 과하게 좇으면 마음이 흐려지고 우리는 금세 중심을 잃고 맙니다.

더 채우려는 마음 대신, 이미 내 안에 있는 것을 들여다보는 시간. 충분함은 밖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의 감각과 연결될 때 비로소 피어나는 내면의 상태입니다. 욕망을 줄인 자리에 감각이 깨어나고 존재가 가볍고도 분명해지며 하루의 아주 평범한 순간조차도 경이로움으로 반짝이기 시작합니다. 잠시 멈추고 살펴보면, 우리의 영혼을 자극하고 행복으로 축복하는 것은 단순한 것들임을 알 수 있습니다. 바람의 결, 햇살의 온기, 누군가의 눈빛에서 넘치도록 충분한 삶을 발견하게 됩니다.
브라마차리야는 우리에게 기꺼이 삶에 흠뻑 취해 살라고 요구합니다.
“세상에 필요한 게 무엇인지 묻지 마라. 무엇이 당신을 살아 있게 하는지 물어라. 그러고 나서 그것을 하라. 세상에 필요한 것은 살아 있는 사람들이니까.” -하워드 서먼
◗ 무소유: 아파리그라하 aparigraha/ 놓아버림에서 오는 자유
아파리그라하는 ‘집착하지 않음’, ‘움켜쥐지 않음’을 뜻합니다. 아무것도 가지지 않는다는 의미가 아닌 지금 이 순간을 온전히 누린 뒤, 다음 순간을 맞이할 수 있도록 놓아주는 힘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사랑의 충족감, 성취의 기쁨, 좋은 관계에서 오는 친밀함을 경험하면 그 순간이 오래 지속되기를 바라며 꼭 붙잡고 놓아주지 않으려 합니다. 하지만 변화는 삶의 본성입니다. 붙잡으려 할수록 실망이 찾아오고, 우리가 소유하려는 것이 오히려 우리를 소유하게 됩니다.
아파리그라하는 삶이라는 여행의 짐을 가볍게 하라고 말합니다. 깊이 사랑하고 충분히 즐긴 뒤, 놓아버리라고 합니다. 그럴 때 삶은 자연스럽게 흘러가며, 우리는 더 넓어진 마음으로 다음 을 맞이할 준비를 할 수 있습니다.
무소유는 무관심이 아닙니다. 집착을 내려놓을 때 우리는 오히려 관계와 삶을 더 깊이 경험하게 됩니다. 소유권을 내려놓으면 지금 이 순간 내 앞에 있는 것에 더 온전히 참여할 수 있습니다. 새가 횃대를 붙잡은 채 날 수 없듯 우리가 무언가를 꼭 붙들고 있다면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아파리그라하는 그 횃대를 놓고 열린 하늘로 날아오를 용기를 가르쳐 줍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를 매일 선택하는 것이다.” – Thich Nhat Hanh
♥ 고요히 앉은 파드마 자세에서 야마의 다섯 지침을 떠올립니다.

야마는 우리가 어떤 방향으로 걸어가야 하는지를 가리키는 삶의 나침반입니다. 그 길 위에서 우리는 매 순간 연습합니다. 아힘사의 다정함이 사티야의 진실함을 지켜주고, 아스테야의 절제가 브라마차리야의 충분함을 가능하게 하며, 아파리그라하의 놓아버림이 다시 아힘사의 평화를 완성합니다.
야마는 거창한 결심이 아닙니다. 오늘 하루 한 번 더 숨을 고르고, 부드럽게 말을 건네고, 작은 욕심 하나를 놓아주는 순간에서 비롯됩니다. 야마는 세상과 조화롭게 살아가는 방법을 안내합니다.

다음 달 ddm에서는 니야마, 자신과 맺는 다섯 가지 약속- 순수함, 만족, 자기 단련, 자기 탐구, 내맡김을 살펴봅니다. 니야마를 통해서 우리는 세상과의 성숙한 관계로부터 자신과의 성숙한 관계로, 사회적인 것에서 내면적인 것으로 관심의 초점을 옮겨갑니다. 다음 달 니야마를 만나기 전까지, 야마의 지침을 마음에 새기며 하루 속에서 충만한 기쁨을 느껴보는 건 어떨까요. 🟡
Written Park_Dha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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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M은 건강한 지구인에 대한 이야기를 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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