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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m /release 2025.10.31
/빠우사 이한님 인터뷰

 빠우사 이한님선생님 이야기

/빠우사Pausa

이한님 인터뷰
2025.10.31

높은 파란 하늘에 억새꽃이 만개하는 아름다운 계절, 가을입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이 계절을 흘려보내고 있지는 않으신가요? 해야하는 일도, 하고 싶은 것도 왜이렇게 많은지 모르겠습니다. 바쁜 일상의 리듬 속에서 잠시 일시정지 버튼을 누르고 멈추어 봅니다. 가만 호흡하는 시간 속에서 이 계절을 느끼고 지금 이대로의 나는 괜찮은지 바라봅니다.

지금의 나를 위한 시간, 온전한 쉼- 요가가 시작되는 지점입니다. 다라데이 매거진은 이번 연재를 통해 몸과 마음의 쉼을 제안하는 요가원들을 찾아갑니다.

그 첫 번째 이야기는 이름부터 ‘멈춤’을 뜻하는 곳, 빠우사(Pausa)입니다.

빠우사Pausa = 일시정지
’잠시 멈춰서 빛나는 지금 이 순간을 새롭게 바라보자’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제주도 선흘리, 한적한 마을에서 빠우사를 운영하고 있는 이한님안내자의 인터뷰 속에서 그의 요가 이야기를 만나보겠습니다.

Q. ‘빠우사’라는 이름, 어떤 의미인가요? 빠우사를 소개해 주세요.

일시정지라는 의미를 가진 이탈리아어예요. ‘잠시 멈춰서 빛나는 지금 이 순간을 새롭게 바라보자’는 메시지를 전해요. 저도 그랬지만 우리는 생각이나 감정을 통제하거나 벗어나려고 애쓰고 버거워 할 때가 많잖아요. 그런데 저는 오히려 반대로 해보길 권해요. 생각이나 느낌은 저절로 일어나고 움직일 뿐이니 그것을 통제하려는 마음을 쉬어보자고요. 그렇게 마음을 잠시 멈출 때 온갖 느낌이나 생각이 펼쳐지는 생명력은 그 자체로 온전하거든요.

Q. 빠우사에서의 요가 수업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빠우사의 시그니처 클래스는 컬러요가인데요. 컬러명상과 요가를 결합해서 마음과 몸의 감각 모두를 깨우는 시간을 안내합니다. 컬러명상은 무엇을 그리냐 그리지 않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예요. 어떤 색과 모양이든 있는 그대로 펼쳐지도록 마음의 힘을 풀어내는 시간이죠. 어디에도 초점을 두지 않다 보면 마음이 쉬어지고, 그러다보면 이런 저런 생각이 일어나고 움직이는 게 잘 보이면서도 무심해지거든요. 그 후에는 요가로 몸을 움직이면서 순간순간 생생히 경험되는 감각을 느껴봅니다. 의도없이 경험하다 보면 어느새 90분이 흐르고, 휴식하는 사바아사나 자세에서 순식간에 잠드는 분들도 많아요.

Q. 요가를 지속하는 데 있어 선생님만의 철학이나 기준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그런 건 딱히 없는 것 같아요. 한 때는 수련을 꾸준히 해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어요. 특히 ‘요가강사라면 당연히 이래야 해’ 처럼 혼자 기준을 만들어서 요구하고 끼워 맞추려는 걸 알게 됐거든요. 그러다 보니 요가에 대한 의무감과 죄책감 같은 게 생기면서 마음이 왜곡되기 시작하더라고요. 그리고 깨달은 건 내가 진짜로 요가를 지속할 수 있는 이유는 ‘해야 한다’는 강박 때문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요가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고 있다는 거였어요. 다라데이가 그 기회인 것처럼요. 요가 안내자로서 요가를 해야 할 순간이 주어지고, 그것을 위해 아사나를 공부하거나 수련하는 시간이 생기죠. 그 반대도 마찬가지고요. 그래서 제가 수련을 지속하는 진짜 이유는 그냥 지금은 그럴 수 있기 때문인 것 같아요. 그럴 수 있음에 감사하죠.

Q. 요가가 단순한 운동이나 동작을 넘어서 어떤 삶의 태도를 만들 수 있다고 보시나요?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해요. 개인적으로는 ‘그렇다’이고요.
모두가 같은 경험을 한다고 해서 누구나 영감을 얻거나 배우는 건 아니잖아요. 또, 요가 동작들이 익숙한 방향이나 힘과는 반대로 쓰는 경우가 많아서 기능적으로도 훌륭한 운동이라고 생각해요. 저같은 경우에는 요가 동작에 대한 설명을 듣거나 움직이는 과정에서 다양한 통찰을 얻었고, 일상에서도 많이 적용을 했어요. 삶을 바라보는 태도에 변화가 많이 생기는 걸 느꼈고, 덕분에 비건 문화를 즐기게 되기도 했고요.

Q. 요가 말고도 영감을 채워주는 일상이 있다면요? (책, 자연, 산책 등)

제주에 살면서는 변화하는 계절의 감각이나 시시각각 달라지는 하늘, 식물에 눈이 많이 가요. 하루에 세 번 빠우와 산책하다 보면 마을이 새로워요. 밤 산책을 마치고 들어가기 전에 잠깐 서서 하늘을 올려다 보는 것도 좋아해요. 또, 운전하는 시간도 좋아합니다. 레이서의 기질이 있는 것 같아요. 매끄럽게 도로를 달리면서 운전대를 조작하고 깜빡이를 켜는 움직임이 참 신나더라고요. 여기에 라틴 음악까지 틀면 상상 속에선 이미 시속 200km 돌파예요.

Q. 온전한 쉼은 어떤 의미라고 생각하시나요?

과거에는 생각을 비우거나 내적으로 고요해지려는 노력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조금 편안해지거나 안정감이 느껴지면 그게 쉼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이런 쉼은 한계가 있고, 조건적이라는 걸 알게 됐어요. 생각이나 느낌은 계속 변하는 거잖아요. 제게 진정한 쉼은 생각이나 느낌이 고요해지는 게 아니라 무엇이 오가든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 거예요. 생각이나 느낌은 계속 피어오르죠. 그 자체는 별 힘이 없는데 내가 원하고 바라는 상태로 만들려고 하다보니 무상하게 변하는 감각에 집착하게 되고, 생각과 감정에 힘을 부여하게 되거든요. 그래서 제게 내적인 쉼은 단순히 경험하는 거예요.

Q. 요즘 살사에 푹 빠졌다고 들었어요. 요가와 살사, 정반대처럼 보이는데 두 움직임의 공통점이 있을까요?

가장 큰 공통점은 제 안의 무언가를 표현할 수 있는 멋진 수단이라는거죠. 요가를 할 때에도 행위예술을 하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거든요. 요가는 겉으로는 정적으로 보이지만 내적으로는 굉장한 생동감이 있어요. 수많은 감각과 생각을 생생하게 바라보려는 의식이 활발하거든요. 살사는 겉으로는 화려하고 역동적이지만 내적으로는 굉장히 수용적이고 비어있는 느낌이예요. 상대의 리드나 움직임에 대해 생각하거나 판단하는 순간 자연스러운 시너지가 깨지거든요. 그래서 온 감각을 곤두세우면서도 고집부리지 않고 힘을 풀어야 해요. 이런 면에선 요가와 살사가 비슷한 것 같아요.

Q. 요가를 망설이고 있는 다라데이 매거진 독자들에게 따뜻한 조언이나 응원의 말 한마디 부탁드릴게요.

대부분 요가를 망설이는 이유가 요가 자체보다는 요가에 대한 생각 때문이지 않을까 싶어요. 생각은 다양하겠지만 어떤 생각이 됐든 진짜 요가를 경험해보면 생각보단 나을거예요.ㅎㅎ 물론, 물리적으로는 자극이 강할 수도 있고, 뻣뻣할 수도 있죠. 그런데 뻣뻣함을 유연함으로 바꾸려고 하지 않고 그 자체로 경험해볼 수 있다면 별 문제가 없거든요. 저도 이런 부분을 안내드리려고 노력하고 있으니 다라데이에서 먼저 시작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아름다운 풍경과 고퀄리티 요가영상을 집으로 배달해 드립니다!

Written        park_dara
illustration   drdrdrdrawing
graphic          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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